[책의 향기]고흐를 불멸로 끌어올린 불굴의 여성

131759127.1.jpg천재 시인 이상(1910∼1937)의 작품은 당대 문학지에 게재될 때마다 큰 충격을 줬다. 특히 그가 죽기 3년 전 시 ‘오감도’ 1편을 발표했을 때는 “이 따위 시를 실을 거면 폐간하라”는 독자들의 거센 항의로 신문사가 계획했던 연재 30편을 15편으로 끝냈을 정도였다. 이상의 작품들이 지금 한국 시의 걸작으로 인정받게 된 데엔 온갖 혹평에도 시를 게재하고 알리려 노력한 사람들의 덕도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세상은 그들의 노력을 잘 기억해 주지 않는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빈센트 반 고흐 미술관의 수석 연구원인 저자도 빈센트 반 고흐(1853∼1890)에 대해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다. 생전에 작품을 한두 점밖에 팔지 못할 정도로 홍보나 판매와는 거리가 멀고, 37세의 젊은 나이에 생을 마감한 고흐가 어떻게 불멸의 명성을 얻게 됐을까. 자기 삶과 예술, 그리고 그 길을 걸으며 겪는 고통을 절절하게 담은 그의 편지는 어떻게 세상에 알려졌을까.저자는 10여 년의 연구 끝에 고흐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