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한국전쟁 포로 생활… 당신이 이해할 수 있을까”

131849563.4.jpg“낯선 땅에서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당신이 궁금해할 거라는 걸 알아. 그런데 당신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당신은 내가 잡혔는지, 다쳤는지도 물었지. 나는 심하게 다쳤어. 그런데, 그게 당신에게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1953년 6·25전쟁 당시 북한, 중국군에 잡혀 있던 한 미군 포로는 고국에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며 수용소에서 이 글을 썼다. 끝내 미국행 배를 탄 포로는 고국에서 자신의 담당 전문의로부터 포로 생활을 묘사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 대신 이 글을 가져갔다고 한다. 끔찍했던 포로 생활은 차마 말로 형용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다시 끄집어내 묘사하기 힘든 것이었기 때문. 이 포로는 “아무리 노력해도 모든 걸 설명할 순 없다”며 “내가 포로였다는 걸 그냥 잊어 달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치열하고 잔혹했던 전장을 누볐던 병사들과 수용소 생활을 겪었던 전쟁 포로들이 ‘심문실’에서 보였던 모습을 담은 책이다. 미국 위스콘신대 역사학과 교수로, 전쟁을 겪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