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속 인물들에게 늘 ‘뒷줄의 연대’를 마련해주고파”

131979029.4.jpg대학에서 시간강사로 일할 때였다. 다문화 관련 연구를 하면서 이주노동자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파키스탄에서 온 한 30대 제조업 종사자는 “언젠가 ‘창작’을 하고 싶다”고 했다. 으레 이주노동자의 꿈이라면 한국에서 돈 많이 버는 ‘코리안 드림’ 한 겹으로 떠올렸던, 이 새내기 시간강사에게 그의 말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길로 그는 여러 겹의 정체성을 포착하는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202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3일 서울 마포구 문지 사옥에서 만난 작가 공현진(38)은 지난달 24일 첫 소설집 ‘어차피 세상은 멸망할 텐데’(문학과지성사)를 펴내며 이제 ‘진짜배기’ 소설가의 길로 들어섰다. 공 작가는 김수영 신동엽 김종삼 시(詩) 연구로 국어국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공부하는 이들이 주로 그렇듯, 아침에 일어나 밤늦게까지 책상 앞에 앉아 보냈다. 그 시절을 떠올린 그는 가슴께를 짚으며 “이 안이 계속 끓고 있었다”고 했다. “논문 빨리 쓰고 내가 쓰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