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하는 이들에게 ‘누적된 시간’이란 깊어가는 마음을 위한 필수조건이지 않을까. 함께 데이트하며 추억을 쌓고, 그 기억을 되새기는 시간.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던 두 사람은 점차 특별한 존재가 되어간다. 하지만 그중 한 사람의 기억이 매일 초기화된다면? 자고 일어나면 모든 기억이 사라진다 해도, 그 사랑은 이어질 수 있을까. 지난달 서울 강남구 코엑스 신한카드 아티움에서 개막한 뮤지컬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바로 이 시간과 사랑에 대한 질문으로 극을 이끌어간다. 일본 소설가 이치조 미사키(一条岬)의 동명 베스트셀러가 원작으로, 순행성 기억상실증을 앓는 여고생 ‘히노 마오리’와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를 도우려 거짓 고백을 한 소년 ‘가미야 도루’가 주인공. 가미야 역은 이준 윤소호 김인성이, 히노 역은 장민제 솔빈이 맡았다.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돼 2022년 국내 개봉해 121만 명의 관객을 모았다. 최근 10년 동안 한국에서 선보인 일본 실사 영화의 최고 성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