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대의 심리학자 톰 하틀리는 30년 전 학생이었을 당시 정신병을 앓은 적이 있다. 어느 날 다른 이들이 모두 자신을 죽이려 드는 것처럼 느꼈다고 한다. 신호등마저도 특별한 신호를 보내는 것 같았다. 비밀 임무를 받았다고 생각한 그는 미션을 찾으려고 애썼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 그러자 자신이 마치 ‘쉬는 날의 제임스 본드’처럼 느껴졌다. ‘퀘스트(quest·탐색)’가 중단되고 느낀 감정은 안도가 아니라 좌절이었다. 그의 사례는 정신병을 겪을 때조차 인간은 ‘만족스러운 서사를 향한 욕망’을 느낀다는 걸 보여 준다. 영국 맨체스터대 심리학 교수인 저자는 “인간은 살면서 겪는 거의 모든 경험에 ‘마스터 플롯(Master plots·반복되는 이야기의 구조)’을 입힌다”고 강조한다. 이를 활용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퀘스트는 대표적인 마스터 플롯이다. 고대 그리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부터 영화 ‘반지의 제왕’까지 수많은 이야기가 이런 플롯을 갖고 있다. 괴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