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조선에선 청각장애인도 관직에 올랐다

132194011.4.jpg몇십 년 전만 해도 장님(시각장애인), 불구(지체장애인), 귀머거리(청각장애인) 등 장애인 비하 용어를 일상적으로 쓰던 시절이 있었다. 그만큼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나 정책, 복지, 대우도 열악했던 게 사실. 지금도 ‘장애인’이라고 하면 무시하거나, 불쌍한 사람들로 치부하는 사람이 많은데 몇백 년 전에는 얼마나 더했을까. 하지만 저자는 장애를 가진 이들이 과거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 살았을 거라는 통념을 깬다. 조선 후기 실학자들은 편견 없이 그들과 일상을 공유했다. 장애를 가진 실학자들도 많았는데 다른 실학자들과 활발하게 교류했다. 영조 때 좌참찬을 지낸 이덕수(1673∼1744)는 청각장애인이었다. 다산 정약용(1762∼1836)은 ‘목민심서’에서 장애인에게는 노역, 균역, 잡역 등 모든 국역을 면제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더 나아가 연암 박지원(1737∼1805)은 장애인보다 그를 바라보는 사람들이 더 문제가 있다고 했다. 북학파 실학자인 이덕무(1741∼1793)는 저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