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물원에 모인 중장년 참여자들이 천천히 팔을 벌리고 발끝을 옮겼다. 처음 만난 이들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고 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어느덧 그들의 움직임은 하나의 군무(群舞)가 됐다. 인생 처음 발레를 해본다는 말이 믿기지 않을 만큼 표정과 동작에 여유가 배어 있었다.“낯선 사람들과 함께 몸을 움직이자 마음이 부드러워지면서 열렸어요.”“평생 춤이라고는 막춤밖에 춘 적이 없는데 로열발레 전문가들이 각자의 영감을 끌어내 하나 되게 해 줬어요. ‘우리가 해냈다’는 성취감을 얻었어요.”지난달 1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서울식물원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영국 로열발레, LG아트센터, 서울식물원과 공동으로 주관한 ‘중장년 대상 도시숲 예술치유’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20년 만에 내한한 영국 로열발레 소속 무용수들이 참여자들을 직접 지도했다.이번 프로그램은 현대 발레 안무가 크리스토퍼 휠던의 무용 ‘애프터 더 레인’을 모티브로 폭풍 뒤의 고요와 청량함을 담은 움직임을 통해 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