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꾼 사위들의 고해소일까… 장모님이 끓인 해장국의 맛[김도언의 너희가 노포를 아느냐]

132278998.1.jpg결혼한 한국 남성들에게 장모는 어떤 존재일까. 아마도 삼엄하면서도 푸근한 양면성을 보여주는 존재일 것이다. ‘어머님’이라고 부르지만 빚이라도 진 것처럼 공연히 황송한 마음을 지울 길 없는 그런 대상. 그렇다면 딸 가진 한국 여성에게 사위란 무엇일까. ‘백년손님’이란 말도 있거니와 하시라도 차려주고 챙겨주고 싶은, 그래야만 할 것 같은 존재가 아닐까. 서울 은평구와 종로구의 경계를 이루는 구기터널 인근, 북한산 등산로 한쪽에 ‘장모님’이란 상호를 단 해장국집이 있다. 30년 넘은 노포로 제법 이름이 났다. 현재 대표는 강순이 씨다. 원래 주인은 그의 친정 엄마였다. 전북 익산 출신인 강 대표는 어머니가 운영하던 ‘장모님해장국’에서 일을 도우며 손맛을 배웠다. 이후 상호까지 물려받아 운영하고 있다. 붉은 벽돌로 지은 3층짜리 연립주택을 개조한 식당 내부로 들어서면 노포 특유의 안정감이 느껴진다. 좀 더 안쪽에는 간이 지붕을 얹은 야외석도 있어 북한산 자락의 청량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