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로 살아가기’ 선택하시겠습니까?[정보라의 이 책 환상적이야]

132283273.4.jpg어느 날 밤, 세상 모든 사람의 눈앞에 난데없이 거대 고양이가 등장해 종이를 한 장 내민다. 종이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앞으로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사시겠습니까?” 선택지는 두 가지, ‘예’ 혹은 ‘아니요’뿐이다. 나한테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황당해서 아무 생각도 못 할 것 같다. 그런데 이 절체절명(?)의 순간에 정신을 차리고 ‘예’에 표시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고양이로 변한다. 그래서 ‘고양이와 나’다. 책에는 반려인간이 반려고양이로 변했다든가 친구가 고양이로 변해 버린 황당한 상황에 처한 사람들의 폭신폭신한 이야기가 여섯 편 실려 있다. 각각의 이야기들은 화자가 매번 달라지지만 전부 연결된다. 작가는 ‘작가의 말’도 등장인물의 입장에서 캐릭터를 고수하며 썼다. 그러니까 ‘작가의 말’까지 합치면 일곱 편의 이야기가 들어 있는 셈이다. 남은 삶을 고양이로 살기로 선택한 사람들은 다른 존재가 되어 살아가는 것에 대해 이전부터 생각을 해 두었던 듯하다. 수록작 ‘유진군’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