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을 다녀오면서 기념품을 사오는 문화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이 책에 따르면 기원전 2200년에도 기념품이 존재했다. 이집트의 하르쿠프 왕자는 수단으로 여행을 갔다가 파라오에게 바칠 선물을 수집했다. 왕자가 모은 표범 가죽, 코끼리 상아, 흑단 등은 ‘역사에 기록된 가장 이른 시기의 여행 기념품’ 중 하나로 꼽힌다. 주변 사람과 자기 자신을 위해 기념품을 사모은 인류의 역사와 그 의미를 들여다본 책이다. 저자는 세계 70여 개국을 다녔고, 여행기를 쓰는 작가다. 영어로 기념품을 뜻하는 ‘souvenir’는 프랑스에선 흔히 동사로 쓰인다고 한다. ‘나 자신에게 돌아가다’ 또는 ‘기억하다’라는 뜻이다. 저자는 자신이 살면서 모은 기념품들을 두고 “그 자체로 무작위적인 박물관을 이뤄 내가 세상을 바라보고 주변을 이해하는 방식을 전시한다”며 “기억과 경이로움을 간직하고 일깨워주는 물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렇다고 기념품에 대한 감상을 추상적으로 늘어놓기만 하는 책은 아니다. 영국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