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법의학 이야기

132283295.5.jpg시신을 부검하며 죽음의 비밀을 밝히는 장면은 범죄 수사 드라마에서 빈번하게 등장한다. 이런 드라마보다 더 극적인 죽음의 이야기를 30여 년간 직접 목격한 법의학자가 현장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다. 의문사, 범죄, 자살, 시신 실종 등 다양한 죽음의 현장을 다루며 때로는 충격을 주고, 때로는 삶과 죽음의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저자가 마주한 시신들의 사연은 상상을 초월한다. 한 발이 아닌 30발의 총격을 맞고도 살아있던 남자, 목을 매려다 머리 골절로 숨진 자살 시도자, 시체인 줄 알았는데 살아있는 사람 등 여러 가지 사례를 펼쳐 보여준다. 이 모든 이야기는 이름이나 개인 정보만 가렸을 뿐, 모두 실제 경험에 바탕을 뒀다는 점에서 몰입감이 커진다. 자극적인 에피소드만 나열하진 않았다. ‘고인에 대한 존중은 시신을 열어 보지 않는 것이 아니라 고인이 권리를 인정받도록 모든 일을 하는 것이며 부검은 그중 하나’라는 생각은 인상적이다. 아동을 부검할 때 감정에 휩쓸리지 않도록 노력하는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