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월에도 더위가 늘어지며 여름이 가실 줄 모르고 있다. 조선 사대부들은 이럴 때면 ‘채소 잡채’를 즐겨 먹었다고 한다. 당면이나 고기 없이 채를 썬 오색빛 채소에 겨자를 끼얹어 차게 먹으면 그만한 별미가 따로 없다. 또 “끝물에 진짜 맛이 난다”고 하여 제철 막바지에 이른 은어로 국물 낸 국수로 기력을 보충하기도 했다.3일 서울 중구 국가유산진흥원 ‘한국의집’에서 만난 조희숙(67), 김도섭 셰프(55)는 이런 반가(班家)음식과 궁중음식 등을 보전하는데 힘써온 장인들이다. 합치면 경력이 80년 가까이 되는 전통 한식의 대가다.2020년 ‘아시아 최고의 여성 셰프’로 선정됐던 조 셰프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밍글스’의 강민구 셰프 등이 제자인 스타 요리사들의 스승. 한국의집에서 3년째 고문을 맡고 있다. 김 셰프는 국가무형유산 ‘조선왕조 궁중음식’ 이수자로, 조선왕조 마지막 주방 상궁인 한희순(1889~1972년)의 계보를 잇는 제3대 기능 보유자 한복려 선생을 사사했다. 현재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