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큼한 과실 향이 코끝을 스치고 지나자, 앵두꽃의 달고 투명한 향이 물씬 퍼졌다. 조선시대 앵두는 그 꽃과 열매가 내는 향기가 왕실의 사랑을 받아 궁궐 화단 곳곳에 심어졌다고 한다. 지금도 봄날 창경궁에 들어서면 관람객을 맞이하는 연분홍 앵두나무 내음. 이를 재현한 향수가 최근 일반에 선보였다.국가유산진흥원은 궁능유적본부, 코스맥스와 협업해 ‘단미르 궁궐 향수’ 2종을 지난달 출시했다. 역사적 의미와 이야기가 담긴 앵두나무와 오얏나무(자두나무) 향기다. 두 제품은 현재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시향할 수 있다.‘창경궁 앵도(櫻桃·앵두의 옛말)’는 세종대왕이 앵두를 좋아했다는 기록 등에서 착안했다. 조선왕조 문종실록 제13권(1452년)에 따르면 세종의 장남인 문종은 세자 시절 궁궐 후원에 손수 앵두나무를 심었다. 이후 앵두를 해마다 아버지에게 올렸다고 한다. 실록엔 “후원에 앵두가 무성했는데, 익은 철을 기다려 올리니 세종께서 반드시 이를 맛보고 기뻐하셨다”고 기록돼 있다.앵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