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이 번진 자리, 기억의 풍경이 남았다

132559151.4.jpg장욱진 화백(1917∼1990)은 풍경이나 집, 가족이 등장하는 유화가 자주 전시됐다. ‘먹그림’은 그동안 좀처럼 볼 기회가 없었다. 경기 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은 한 번도 전시된 적 없는 미술관 소장품을 포함해 그의 먹그림 40여 점을 모은 기획전 ‘번지고 남아 있는: 장욱진 먹그림’을 최근 개막했다. 미술관에 따르면 장 화백은 1980년경부터 먹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의 먹그림은 먹과 종이를 재료로 하지만, 전통 수묵화에 등장하는 상징적 소재를 내용과 형식면에서 재해석했다. 미술사가 최경현 씨는 “장욱진은 서양화와 동양화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지 않았다”며 “수묵으로 그린 자신의 그림을 수묵화가 아닌 새로운 장르인 ‘먹그림’으로 칭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선 그의 먹그림을 민화, 불교, 일상 등 세 가지 소재로 구분해 살펴본다. 이 소재들은 작품 속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장욱진의 세계관을 이해하는 중요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전시에선 논밭과 시골 초가집이 펼쳐진 풍경화, 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