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이 작은 목소리로 무엇을 마시겠느냐고 묻는다. 하얀 반누보(vent nouveau) 종이로 된 메뉴판 음료 항목을 훑어본다. 튀르키예 초행길. 튀르키예식 커피를 고른다. 얼마 뒤, 에스프레소 잔만 한 커피잔을 가져다준다. 진한 갈색, 따스한 한 모금을 마신다. 곱게 간 커피콩 알갱이 한둘 혀끝에 감돌다 사라진다. 잔 받침에 놓인 튀르키예 과자 로쿰을 한입 베어 문다. 찹쌀떡 비슷한 식감. 왜 ‘튀르키예의 기쁨(터키쉬 딜라이트)’이라 불리는지 알 것 같다. 온몸이 기분 좋게 나른해진다. 좌석 터치패널에서 ‘취침’ 버튼을 꾹 누른다. 의자가 길게 180도로 펴진다. 식사가 나올 때까지 잠시 눈을 붙인다.지난달 인천공항에서 이스탄불로 가는 터키항공 비행기에 올랐다. 비즈니스 클래스다. 폭 66cm, 풀 플랫(full flat·완전한 수평) 길이 193cm인 의자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복도 건너 한국프로축구 K리그 역대 최고 외국인 선수였던 데얀(몬테네그로)과 그의 가족이 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