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기획을 거창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이를테면, 데이트 코스를 잘 짜는 사람이 좋은 기획자가 될 가능성도 큽니다. 일상의 사소한 계획부터 짜보는 것, 그게 기획자가 되는 첫 단추가 될 겁니다.”20여 년 K팝 기획자로 살아온 정병기 모드하우스 대표(46)는 4일 서울 강남구 사무실에서 만나 ‘좋은 기획자의 자질’을 이렇게 설명했다. 국내 1세대 A&R(Artist & Repertoire·음악의 전반적 기획) 프로듀서로 꼽히는 그는 아이돌 ‘원더걸스’ ‘2PM’ ‘러블리즈’ ‘이달의 소녀’ 등의 기획에 참여했다. 2021년 모드하우스를 설립한 뒤엔 24인조 걸그룹 ‘트리플에스(TripleS)’를 2023년 선보였다.정 대표는 지난달 자신의 첫 책 ‘기획의 감각’(21세기북스)을 출간했다. 시장 분석과 콘셉트 설정, 팬덤 구조, 리스크 관리 등 K팝 현장에서 체득한 노하우와 철학을 담았다. 그는 “대중 콘텐츠를 만드는 기획자로서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