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노인-어부-매춘부… 반 고흐에겐 ‘톱모델’이었다

132770651.4.jpg“내가 제일 좋아하는 것, 나의 직업에서 나머지 전부보다 훨씬 더, 아주 많이 좋아하는 것은 초상화 작업이야. … 내가 한 세기 후의 사람들에게 환영처럼 보일 초상화들을 그렸으면 좋겠어. … 현대적 색채 감각을, 개성을 고양하고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하여 그렇게 하려고 노력해.” 1890년 6월 5일 빈센트 반 고흐가 여동생에게 보낸 편지다. 오늘날엔 반 고흐의 그림 가운데 ‘별이 빛나는 밤’이나 ‘해바라기’ 등이 특히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생전 화가는 인물화에 큰 애착이 있었다. “나는 인물, 인물, 여전히 인물을 그리고 싶다네. 그 갈망을 다스릴 수가 없네.”(1888년 에밀 베르나르에게)와 같은 편지가 이를 뒷받침한다. 전시 기획자이자 프랑스 파리8대학에서 미술사를 오래 가르쳤던 저명 학자가 반 고흐가 남긴 편지 수백 통과 초상화 및 자화상 150여 점을 통해 화가의 내면과 예술 세계를 조명한 책이다. 반 고흐가 그린 인물은 소수를 제외하면 거의 제3신분(성직자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