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왕’으로 불린 프랑스의 절대군주 루이 14세(1638∼1715)는 발레를 권력의 언어로 활용했다. 그는 1653년 파리에서 초연된 ‘밤의 발레’ 무대에 직접 올라 태양의 신 아폴론을 연기했다. 신이 부여한 왕권을 믿었던 루이 14세에게 발레는 단순한 예술이 아니라, 신성한 존재인 아폴론과 자신을 동일시하기 위한 상징적 수단이었다. 앙리 드 지세가 그린 초상화에는 금빛 의상과 티아라를 쓴 루이 14세가 발끝을 곧게 세운 채 우아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 책은 발레의 역사와 진화, 그리고 무용수들의 무대 뒤 이야기까지 담은 교양서다. 발레를 전공하고 국민대 공연예술학부에서 강의하는 저자가 명화 속 발레 이야기를 인문학적으로 풀어냈다. 에드가르 드가(1834∼1917), 툴루즈 로트레크(1864∼1901) 등 거장들의 작품 170여 점이 함께 실려 있어, 그림을 보며 발레의 다양한 순간을 감상할 수 있다. 무대 위의 화려한 장면뿐 아니라, 연습실에서의 고된 시간과 지친 표정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