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몸속에도 우주에도… 지도가 있다

132816740.4.jpg지도는 세상에 대한 인식을 함축하고, 만들어 내기도 한다. 튀르키예 남부, 신석기 시대 초기의 대규모 정착지였던 차탈회위크 유적의 마을 지도로 시작해 우리 은하가 속한 라니아케아 초은하단의 이미지까지 40개의 지도를 소재로 고정관념을 깨는 여러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2014∼2018년 남극을 방문한 선박의 항구 간 통행망을 그린 지도를 보면 남극이 더 이상 고립된 곳이 아니라는 걸 한눈에 알 수 있다. 해마다 선박 약 200척이 남극 대륙을 방문한다. 그중 3분의 2는 관광용이다. 선박을 통해 유래한 홍합과 같은 외래종으로, 수천만 년 동안 독자적으로 진화한 남극의 생태계가 바뀌고 있다고 한다. 책엔 참신한 지도들이 적지 않게 담겼다. 아프리카가 식민지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모습이었을지를 상상해 그린 ‘알케불란(인류의 어머니)’ 지도는 국경선이 불규칙하다. 제국주의 국가들이 자를 대고 국경을 그려 만들어진 오늘날의 실제 지도와는 완연히 다른 모습이다. 미국인의 가계 혈통에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