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각선 논법’은 2025년 포스텍SF어워드 대상과 최우수상을 받은 작품들을 모은 수상 작품집이다. 포스텍SF어워드는 이공계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포스텍에서 단편 작품만 심사해 진행하는 공상과학문학(SF)상이다. 필자는 2020년 말 제1회 포스텍SF어워드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적이 있다. 과학 전공자의 SF는 확실히 과학기술적 개념의 정밀함과 깊이가 남달라서 감탄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올해에도 수상 작품들은 과연 기대에 어긋나지 않았다. 표제작이며 대상 수상작인 박건률 작가의 ‘대각선 논법’은 선과 악, 영원과 무한, 그리고 인간의 실존적 한계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인 루키아, 휘, 연은 물리학자다. 루키아와 휘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FL물리학상을 놓고 경쟁한다. 상은 결국 루키아에게 돌아가는데, 루키아는 사실 사라진 또 다른 연구자 ‘연’을 찾고 있다. ‘연’은 어린 시절부터 인간 인식의 주관성과 객관적 현실의 검증 불가능성에 절망하여 철학과 신학에 천착한 인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