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놀이 같은 심판극… 관객이 배심원이죠”

132860130.1.jpg무대 한가운데에 식탁이 있고, 객석은 무대를 삼면으로 둘러싼다. 보통 관객은 무대 맞은편에서 바라보지만 이 연극은 관객이 투우를 감상하듯 둘러싼다. 그 때문에 배우들은 한 번 등장하면 퇴장할 수 없다. 이에 앞 모습은 물론이고 옆 얼굴, 뒤통수까지 연기해야 하는 ‘고난도’ 작품. 연극 ‘트랩’의 배우 박건형과 연출 하수민을 2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만났다. 실은 하 연출은 오래전부터 박 배우를 주인공 ‘트랍스’에 어울리는 인물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를 만난 뒤 ‘말 한마디’에 더욱 확신을 얻었다.“무대 위 트랍스는 과장된 측면이 있지만 사실 스스로 삶을 변화시킬 용기가 없는 평범한 인물이거든요. 박 배우가 ‘평범한 인간’이란 얘길 했을 때 핵심을 관통했다 생각했죠.” 박 배우는 트랍스를 “돈벌이에만 급급하다 지적인 사람들을 만나 고장 나는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그 말대로 섬유회사 외판원인 트랍스는 출장 중 자동차 사고로 우연히 만난 은퇴한 법조인들의 저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