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1000억분의 3’ 확률의 불행… 과학으로 삶을 붙들다

132864427.5.jpg1000억분의 3. 저자는 자신의 딸과 아내가 1년 사이 나란히 뇌종양 진단을 받을 확률이 이보다 낮다고 계산했다. 네 살 딸은 어린이 7500만 명 중 매년 300명에게만 나타나는 두개인두종을, 아내는 15만 명 가운데 1명에게 발생하는 교모세포종을 진단 받았다. 생물지구화학을 공부한 과학자인 그는 통계적으로 거의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 한 번에 닥치면서 깊은 절망의 시기를 지나게 된다. 신간은 이러한 극한의 상황 속에서 저자가 어떻게 다시 삶을 붙잡았는지 기록한 에세이다. 그는 생물지구과학자로서 자연의 질서와 생명의 순환에서 위안을 찾는다. 인간의 삶이 유한하지만, 자연의 흐름 속에서는 또 다른 형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점이 그의 상실을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책은 가족들의 병 진단 과정과 자연에서 발견한 통찰을 차분한 호흡으로 엮어낸다. 특히 저자는 오래도록 기억 속에 남아 있던 ‘우주 먼지’ 개념에 깊이 기대게 된다. 별에서 비롯된 원자들이 오랜 시간을 거쳐 생명체를 이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