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는 사랑하지 마세요.”신부가 어떻게 이런 말을? 최근 치유 에세이 ‘끝까지 나를 사랑하는 마음’을 출간한 홍성남 마태오 신부(가톨릭영성심리상담소장)는 지난달 28일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마음이 감당할 수 없는 걸 하면 병이 난다”고 했다. 이 책은 아름다운 말로 마음을 어루만지는 힐링 에세이가 아니다. 알코올 의존증에 자살 충동에까지 이르렀던 자신과의 맹렬한 투쟁을 담은 자전적 이야기. 때문에 ‘전투적 치유 에세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사제가 ‘원수도 사랑하라’고 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종교가 늘 ‘용서하라’ ‘사랑하라’라고 가르치는데, 사람 마음은 그렇게 넓지 않아요. 내 마음에 응어리가 있는데 억지로 용서하면 화병납니다. 그래서 감당할 수 있을 만큼만 용서하고, 그 이상은 무리하지 말라고 하지요. 저도 전에는 기도나 명상을 하면 속이 넓어지고, 큰 사람이 될 줄 알았어요. 아니더라고요.”―기도, 명상은 자아를 승화시키는 과정으로 압니다만….“남을 포용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