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집중력으로 재즈의 결 온전히 살린 임윤찬의 라벨

132911286.1.jpg임윤찬(21)은 장발을 쓸어 넘기지도 않은 채 무표정한 얼굴로 무대 중앙을 향해 곧게 걸어 들어왔다. 그대로 피아노 앞에 앉아 첫음을 준비했다. 특별한 제스처보다 연주 자체로 흐름을 열겠다는 듯한 태도였다. 임윤찬은 4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다니엘 하딩 &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 공연에서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G장조로 협연했다. 그가 이 곡을 국내외 무대에서 연주하는건 이번이 처음이자, 산타 체칠리아 오케스트라의 내한 무대에서 선택된 단독 협연곡이다. 라벨의 두개의 피아노 협주곡 가운데 말년의 작품인 이 곡은 재즈적 리듬과 명료한 질감이 특징이다. 지휘자 하딩은 유연한 호흡을 유지했고, 오케스트라는 재즈풍의 리듬감을 따라가며 첫 악장의 활달함을 이끌었다. 첫 악장은 오락적 요소가 짙었다. 임윤찬은 팔과 상체를 크게 움직이며 라벨 특유의 경쾌한 리듬을 환기시켰다. 또렷한 음들이 튀어올랐고, 관악과 현악이 이를 견고하게 받쳐줬다. 피아노의 타건 하나마다 오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