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산맥이 내려다보이는 오스트리아 할슈타트. 아름다운 풍경 속에 의외의 공간, 지하 봉안당이 있다. 이곳엔 손으로 하나하나 채색한 두개골 610개가 보관돼 있다. 꽃과 나뭇잎 무늬로 장식하거나, 고인의 이름과 생년월일, 사망일을 적어 넣은 것도 있다. 유럽 최대 규모의 ‘두개골 컬렉션’이라 할 수 있다. 왜 유해를 전시한 걸까. 이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즉 “죽음을 기억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언젠가 우리 모두가 맞게 될 마지막을 떠올리게 하는 장치인 셈이다. 중국계 싱가포르인 일러스트레이터 겸 작가가 고대 이집트의 미라부터 인도의 야외 화장, 미국의 방부처리 산업에 이르기까지 시간과 지역을 넘나들며 다양한 장례 의식을 탐색한 책이다. 인류 역사상 대표적인 장례 방식인 매장과 화장뿐 아니라 티베트 산악 지대의 조장(鳥葬), 남미 와리족의 식인 의식까지 아우르며 폭넓게 조명한다. 감각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컬러 일러스트는 죽음을 삶의 중요한 일부로 이해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