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로 솟은 울산바위… 고흥 금강죽봉[여행스케치]

132909880.4.jpg전남 고흥은 반도다. 그곳에서 태어난 화가 천경자(1924∼2015)는 말했다. 삼면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사람 가슴을 못 견디게 설레게 했다고. 지난달 고흥반도 최남단 도화면의 제일 남쪽 섬 지죽도로 향하는 기자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뭍과 연결된 지죽대교(지호대교)로 가지 않고, 어렵게 얻어 탄 뱃머리에서 바람을 가르며 가는 길이어서 더욱 그랬다. 녹동항에서 떠난 지 30여 분 지났을까. 좌현 쪽 김 양식장 너머로 보였다. 울산바위가.● 늠름하면서도 단아하다 물론 그럴 리 없다. 설악산 울산바위가 수천만 년 만에 다시 발걸음을 남쪽으로 내디뎠을 리는 만무하다. 그러나 눈앞에 드러난 것은 최고 높이 100m, 넓이 200m 남짓한 거대한 암벽이다. 하나의 큰 바위처럼 보이는데 다시 보니 커다란 암석 덩어리 네댓 개가 어깨를 겯고 앉아 있는 듯하다. 드러난 부분만 그렇다. 바다 위 10∼20m의 해안단구, 그 위로 약 80m 높이의 곰솔과 굴참나무 숲 지대까지 합치면 위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