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건호' 연설서 韓 언급 뺀 김정은, 새 정부 대북조치 의식?
통일부는 13일 북한의 5천t급 구축함 '강건호' 진수식에서 실시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연설과 관련해 "군사적 긴장과 관련한 발언과정에서 한국과 관련한 언급이 없음을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현호' 진수식 연설에서는 정세 악화의 배경으로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며 '한국'과 '한국군' 등의 표현을 사용했으나 이번 연설에서는 이런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연설에서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 대신 '미국과 추종국가' 등의 표현으로 간접적인 언급을 했다.
통일부는 김 위원장이 한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북한이 최근 새 정부 출범 이후 변화된 한반도 남북관계 상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메시지를 관리하고 있을 가능성 차원에서 주목하다"고 설명했다.
장윤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실시한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4월 25일 '최현호' 진수식 연설에서는 한미가 정세를 악화시키고 도발적인 행위를 상습적으로 감행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한국'과 '한국군', '미·한' 등의 표현으로 아홉 차례에 걸쳐 직접적으로 남한을 언급한 바 있지만 이번 '강건호' 진수식 연설에서는 '한국, 한국군, 미한'과 관련한 언급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장 부대변인은 김 위원장이 연설에서 한국을 언급하지 않는 이유가 확성기 방송중지 등 새 정부의 대북조치와 연관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대해 "북한의 반응에 대해서는 예단하지 않고 예의 주시하겠다"고 답변했다.
장 부대변인은 이번 진수식에 대해 "김 위원장의 지시대로 6월 당 전원회의 이전에 복구 완료를 선전하고, 지난 구축함 전복 사고로 실추된 위신을 회복하려는 시도"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통일부는 다만 이번에 복구된 강건호가 "외형상 결함은 확인되지 않으나, 정상적인 기능 수행 여부는 지속해서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통일부는 "구축함을 세우고 청진에서 나진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아 선체 변형 및 파공 등 심각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주요 장비가 침수되어 손상을 입었을 경우 원상 복구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일부는 특히 "최현호 진수식이 바다와 접안된 상태에서 진행된 것과 달리 '강건호'는 건 도크 내에서 진행된 것으로 보아 앞으로 추가적인 수리작업이 상당히 필요할 것"이라며 "구축함의 건재함을 주장하기 위해 진수식 직후 함 무장 실 사격 시험 사격이 이뤄지는지 여부도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현호의 경우 진수식 사흘 만에 무장 시험 사격을 진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