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만 찾는 한덕수 …연이은 '저자세 외교' 논란
대선 출마 초읽기에 들어간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잇단 외신 인터뷰를 통해 한미 관세협상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쏟아내고 있다.
한 대행은 국내 언론에는 침묵한 채 외신들과 인터뷰를 이어가고 있는데, 미국 측에 보이는 지나친 저자세 논란도 확산하고 있다.
한 대행은 28일 공개된 영국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거래'를 하기 위한 방안으로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강조했다. 그는 "알래스카에 1300㎞의 가스 파이프라인과 액화 플랜트를 건설해 아시아로 수출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며 "한국과 일본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는 막대한 비용과 불확실한 사업성으로 참여에 신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한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거래'를 언급하며 선제적으로 참여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한 대행은 지난 20일 공개된 영국 파이낸셜타임즈(FT)와의 인터뷰에서는 "우리의 산업 역량, 금융 발전, 문화, 성장, 부는 미국의 도움 덕분"이라고 미국을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한국전쟁 이후 미국의 원조와 기술 이전, 투자, 안전 보장 등이 한국을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매우 편리한 투자환경으로 만드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미국과 협상을 시작도 하기 전 "맞서지 않겠다(will not fight back)"고 엎드리며 미국의 '은혜'부터 강조한 셈이다.
야권을 중심으로 한 대행의 대미협상 자세에 대한 비판은 거세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현종 통상안보TF 단장은 이날 "미국이 원하는 걸 들어줘야 한다는 구시대적인 인식을 하는 한덕수 권한대행이 미국과의 관세협상에 관여한다면 일방적인 퍼주기 결과만 나올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하준 런던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난 22일 국회에서 '미국에 맞대응하지 않겠다'는 한 대행의 발언을 두고 "6.25 때 은혜를 갚기 위해 저항 안 하겠다는 비굴한 얘기까지 한다"며 "아직도 미국 밀가루 받아먹는 멘탈리티를 가지고 국제 경영을 한다면 이건 정말 대한민국 국민 모독"이라고 직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