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 두드리더니" 흉기 난동 학생에 아이 등원시키던 시민 봉변

"창문을 열었더니 가만히 바라보다 흉기로 얼굴을 찌르더라고요." 28일 오전 자신이 재학 중인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학생이 달아나는 과정에서 시민들에게도 피해를 입혔다. 임 모(40대·청주시 흥덕구)씨는 이날 오전 8시 40분쯤 7살, 4살짜리 아들을 차로 어린이집에 등원시키는 길이었다. 임 씨는 서행 중인 차량들 사이로 달려드는 한 남학생을 목격했다. 학생은 검은색 활동복을 입고 흰색 마스크를 쓴 채 임 씨의 차량으로 접근하더니 이내 뒷좌석 창문을 똑똑 두드렸다. 임 씨는 차량 앞 좌석이 아닌 뒷좌석 창문을 노크하는 것에 이상함을 느꼈다. 무슨 일인가 싶어 운전석 창문을 연 찰나 학생은 1~2초 정도 임 씨를 응시하다가 갑자기 흉기로 얼굴을 찌르고 달아났다. 소스라치게 놀란 임 씨는 한동안 얼어있었고, 그 학생은 다른 시민들을 흉기로 위협하거나 몸싸움을 벌이더니 사라졌다. 가까스로 정신을 차린 임 씨는 뒷자리에 앉아 있는 아이들이 먼저 생각났다. 하마터면 아이들이 큰 위험에 빠질 뻔했다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임 씨는 "당시 차 뒷자리에 우리 아이들이 있었고, 이상함이 느껴져 뒷좌석 창문을 열지 않았다"며 "무슨 일인가 싶어 창문을 열었더니 다가와서 1~2초 저를 가만히 바라보더니 갑자기 얼굴을 찌르고 도망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 학생은 10여m 떨어진 유치원 근처에서 등원 중이던 다른 학부모들과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며 "이후 그 학생은 휴대전화와 흉기를 바닥에 버려둔 채 도망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8시 30분쯤 청주시 흥덕구의 한 고등학교에서 A(18)군이 교직원 등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교장과 행정실 직원 등 4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A군은 범행 뒤 학교 밖으로 달아났고 인근 저수지에 뛰어들었다가 붙잡혔다. 이 과정에서 임 씨를 포함해 시민 2명도 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