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석 특검, 내란종식 이뤄낼 수 있을까?

[박지환 앵커]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종식을 위한 '내란 특검'에 조은석 전 감사원장 권한대행을 임명했습니다. 조 특별검사는 "사초를 쓰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소감을 밝혔습니다. 내란 특검이 내란종식을 이뤄낼수 있을지 권영철 대기자와 짚어보겠습니다. 권영철 대기자! 먼저 오광수 민정수석의 사퇴 얘기부터 해볼게요. 대통령실이 처음에는 임명을 강행하려는 모습으로 읽혔는데요. 그런데 어젯밤 사표가 수리됐네요? [대기자] 처음에는 대통령실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강행하는 게 아닌가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오 수석이 사과하지 않았느냐? 살펴보고 있다"는 답변을 했습니다. 처음 의혹은 부동산을 차명으로 관리한 것이었고, 오 수석이 부끄럽다면서 과거의 허물을 시인하면서 사과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서울지검 특수2부장으로재직 때 저축은행에서 친구 명의로 15억원의 차명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이 추가로 불거지면서 대통령실의 기류가 변했다고 합니다. 대통령실이 감싸고 가기에는 민정수석이라는 자리의 무게가 너무 무겁기 때문입니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공직기강 확립과 인사검증을 담당하는 민정수석의 중요성을 두루 감안해 오 수석의 사의를 받아들였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권 대기자. 오광수 수석과 통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직접 입장을 들어보셨나요? [대기자] 처음 부동산 명의 신탁과 관련해 통화를 했었는데, 과거에 그런 사실이 있다는 걸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말을 여러 번 했습니다. 오 전 수석은 "혹여 국정에 누가 되는 걸 바라지 않는다"면서 "인사권자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말했습니다. 고위공직자로 임명되면 그만두는 것도 본인 마음대로 할 수는 없기 때문에 그런 말을 한 걸로 이해했습니다. 오 수석은 자신의 신상 관련 의혹이 새 정부에 부담을 준다는 판단에 따라 거듭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통령실도 민정수석의 역할이 공직자 비리를 감시하고 사정 기관을 감독하는 자리고, 공직자 인사 검증을 책임진다는 점에서 오 수석의 거취 문제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다 사표를 수리하는 쪽으로 결론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 수석의 사퇴 여파로 앞으로 공직후보자의 인사검증은 한층 까다롭게 진행될 걸로 보입니다. [앵커] 특검 얘기로 넘어가볼게요. 이재명 대통령이 내란 특검 등 3개 특별검사를 임명했습니다. 조은석 내란 특검은 사초를 쓰는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일까요? [대기자] 조은석 특검이 밝힌 임명 소감은 "수사에 진력해 온 국수본-공수처-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여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가며 오로지 수사논리에 따라 특별검사의 직을 수행하겠다" 는 겁니다. 주목할 점이 두 가지인데 첫 번째는 "수사에 진력해 온 국수본-공수처-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이라는 대목이고, 두 번째는 "사초를 쓰는 자세로 세심하게 살펴 오로지 수사논리에 따라"입니다. 이중 '사초를 쓰는 자세'라고 표현한 건 내란종식이라는 역사적 소명의식을 나타낸 걸로 보입니다. 조 특검이 그런 무거운 책임의식을 갖고 수사에 임하겠다는 자세를 밝힌 걸로 읽힙니다. [앵커] 그럼 첫 번째로 언급한 '수사에 진력해 온 국수본, 공수처, 검찰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이 대목에도 의미가 있는 걸까요? [대기자] 깊은 속내가 있는 걸로 보입니다. 사실 국수본이나 공수처, 검찰이 제대로 수사를 했더라면 내란 특검은 필요 없었을 겁니다. 어떤 이유이건 제대로 수사를 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검수사가 이뤄지게 됐으니까 강한 어조로 기존 수사팀을 비판할 수도 있었을 겁니다. 그런데도 '수사에 진력해온'이라고 표현한 건. 내란 관련 수사팀의 노력을 평가하면서도 잘잘못을 언급하지 않음으로서 중립적인 태도를 보인 겁니다. 이는 이들을 포용해서 수사팀을 구성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게 아닌가 그렇게 보입니다       내란 특검은 파견 검사 60명, 특별수사관과 파견 공무원 각 100명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꾸려지는데, 경찰 국가수사본부와 검찰 특별수사본부 수사인력을 받아들이지 않고서는 구성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국가수사본부와 공수처, 검찰에서 이미 내란수사를 해왔기 때문에 이를 배제하고 처음부터 수사하기는 어렵지 않겠습니까? 그런 의미로 받아들여 집니다. [앵커] 조금은 앞서 가는 얘기일 수도 있는데, 조은석 특검이 내란 종식을 이뤄낼 수 있을까요? [대기자] 조은석 특검의 검사 시절 별명이 '재수사 전문검사'였습니다. 왜 이런 별명이 붙었냐하면 다른 검사들이 수사하다가 흐지부지되거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하고 사회적 논란을 빚을 때 투입돼서 수사성과를 거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1997년 경성비리 재수사 때 집권여당이던 민주당 정대철 대표, 이기택 전 대표 등 거물을 여럿 구속기소했습니다. 조폐공사 파업유도 사건 수사 때는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속으로 검찰 선배였던 진형구 전 검사장을 구속했습니다. 진 전 검사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장인입니다. 박근혜 정부 때는 당시 우병우 민정수석과 황교안 법무장관의 압력에 맞서 세월호 1, 2, 3 정장의 업무상과실치사상 죄 기소를 관철시켜 유죄를 끌어냈습니다. 그래서 세월호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배상청구소송이 가능해졌습니다. 조 특검은 정치권과 검찰내부, 재벌, 언론을 가리지 않는 수사로 성과를 냈지만 좌천성 인사를 여러차례 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조 특검은 대검 공보관을 거쳤기 때문에 수사뿐 아니라 공보감각도 탁월하다는 평이어서 내란종식을 이끌어 낼 적임자가 아니냐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앵커] 김건희 특검은 어떻게 전망하나요? [대기자] 김건희씨가 연루된 의혹이 많기 때문에 수사성과와는 별개로 언론의 주목도가 높을 걸로 보입니다. 민중기 특검은 "이 사건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많이 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만큼 객관적으로 사건을 바라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습니다. 김건희 특검은 205명 규모로 꾸려집니다. 특검 1명에 특검보 4명, 파견검사 40명, 파견공무원 80명, 특별수사관 80명이 투입됩니다. 수사 기간은 준비기간 포함 최장 170일입니다. 특검 출발하기 전 검찰이 김건희 여사를 소환조사 하느냐도 주목해볼 사안입니다. [앵커] 채 해병 특검은 특검 기간이 가장 짧은데, 수사가 쉬울까요? [대기자] 수사가 쉬웠다면 특검까지 오지 않았을 겁니다. 이명현 특별검사는 "외압이나 이런 것에 상관없이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진실을 명백히 밝히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 특검은 "대통령실과 국가안보실,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다 통화내역이 나왔는데도 그런 적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며 "어느 한쪽이라도 사실을 먼저 시인하면 나머지는 더 쉽게 돌아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이미 누가 진실을 은폐하는지는 나와 있고, 다른 특검보다는 이미 조사가 많이 된 부분"이라며 "다른 특검보다 쉬울 거라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채 해병 특검은 공수처가 수사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사 외압 의혹, 대구지검이 수사하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의 업무상 과실치사·직권남용 사건 등을 넘겨받을 계획입니다. 여기에 이종섭 전 국방장관의 호주대사 임명, 이른바 '런종섭' 수사도 중요합니다. 이명현 특검은 1998년 제1차 병역비리합동수사본부에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장남의 병역 비리 수사를 이끈 바 있습니다. [앵커] 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권영철 대기자 수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