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팔 지지며 "돈 내놔"…경찰은 일주일째 "추적 중"

부산에서 중학생으로 추정되는 이들이 초등학생들을 협박하고 화상을 입힌 뒤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거의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협박한 이들이 누구인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13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와 피해자 가족 등에 따르면, 지난 7일 오전 11시 10분쯤 부산 해운대구 우동의 한 상가건물 앞에서 중학생으로 보이는 무리가 초등학생 A(10)군과 동급생 B군에게 다가갔다. 남학생 2명과 여학생 1명인 이들 무리는 다짜고짜 A군 등에게 "아이스크림을 사 먹게 돈을 빌려달라"고 요구했다. A군 등이 못 들은 체하며 잠자코 있자, 이들 무리는 "왜 무시하냐"며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급기야 이들은 라이터를 꺼내 A군의 팔을 지지기까지 했다. B군에게는 피우던 담배를 가까이 갖다 대며 위협하다가 가래침을 뱉은 뒤 현장을 떠났다. 이들은 현장을 떠나기 전 "우리는 촉법소년이라 처벌받지 않는다"는 말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군은 팔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피해 아동의 부모는 지난 8일 경찰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아직 가해자 신원조차 특정하지 못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자 피해자 부모는 가해자들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직접 찾아 경찰에 전달하기까지 했다. A군 부모는 "사건이 빨리 해결됐으면 하는 마음에 가해 학생들로 보이는 이들이 현장을 떠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도 직접 찾아 경찰에 사진 형태로 전달했다. 인상착의와 이동 경로까지 상세히 진술했지만, 아직 수사에 진전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두 아이 모두 이 사건 이후 두통을 호소하는 등 많이 불안해하고 있다. 병원에서는 화상을 입은 부위는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친구와 집 근처에서 있다가 이런 일을 당해 많이 불안하다. 비슷한 일이 또 발생하지 않도록 빠른 수사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이른 시일 안에 가해자 신원을 특정해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해운대경찰서 관계자는 "목격자나 CCTV 영상 확보가 어느 정도 이뤄졌는지 등은 구체적인 수사 사항이라 밝힐 수 없다"면서, "상가 건물 인근에서 발생한 사건인 만큼 CCTV 영상 등을 충분히 확보해 피의자 신원을 특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수사가 더디다는 오해가 없도록 빠른 시일 내에 수사를 진행해 검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