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밑에서 다시 날개 편 '득점왕' 주민규…대전은 선두 질주 중

지난 겨울 K리그1 이적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소식은 주민규의 이적이었다. 주민규는 K리그 최고의 공격수다. 제주 유나이티드(현 제주SK FC) 시절이었던 2021년 22골 득점왕에 올랐고, 2022년에도 17골로 득점 2위를 기록했다. 울산 HD 이적 첫 해였던 2023년에도 17골을 넣으며 다시 득점왕을 꿰찼다. 그런 주민규가 챔피언, 그것도 K리그1 3연패를 한 울산을 떠나 대전하나시티즌으로 이적했다. 대전은 2024년 강등권 경쟁을 펼치다가 8위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38경기 43골에 그친 공격력은 황선홍 감독의 고민거리였다. 주민규의 영입은 성공적이었다. 대전은 주민규와 함께 K리그1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11경기(울산의 6월 클럽 월드컵 출전으로 18라운드 미리 진행)에서 7승2무2패 승점 23점을 챙겼다. 1경기를 덜 치른 2위 전북 현대(승점 18점)와 승점 5점 차 단독 선두다. 고민거리였던 공격을 완벽하게 해결했다. 주민규는 한국 최고의 스트라이커였던 황선홍 감독 밑에서 다시 날개를 활짝 폈다. 주민규의 지난해 기록은 10골(33경기)이었다. 하지만 주민규는 올해 대전의 11경기에 모두 출전해 8골 1도움을 기록하며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38경기 27~28골도 가능하다. 무엇보다 주민규의 골이 승리로 이어지고 있다. 대전은 주민규가 골을 넣은 포항 스틸러스전(2골), 수원FC전, 대구FC전, 제주전, 울산전, 김천 상무전, 강원FC전 7경기를 모두 승리했다. 주민규가 골을 넣지 못한 4경기에서 2무2패(3골)를 기록 중이다. 주민규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순도도 높다. 주민규는 12개의 유효 슈팅으로 8골을 터뜨렸다. 슈팅은 16개로 득점 랭킹 10위 이내 선수들 가운데 가장 적다. 실제 강원과 10라운드에서는 단 하나의 슈팅으로 결승골을 만들었다. 황선홍 감독도 "주민규는 매 경기 상대의 강한 견제를 받고 있다. 집중 견제를 이겨낸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묵묵히 자기 역할을 하고 있다. 결정적일 때 골을 넣으면서 주민규를 향한 선수들의 믿음도 생기는 것 같다.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잘 유지해줬으면 한다"고 박수를 보냈다. 반면 주민규를 놓친 울산은 우승 후보라는 평가에 걸맞지 않는 모습이다. 울산은 12경기를 치르면서 5승2무5패 승점 17점 4위에 머물고 있다. 무엇보다 12경기에서 단 11골에 그치고 있다. 파이널A의 기준인 6위 이내 팀 가운데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고도 가장 적은 골이다. 울산은 3연패 기간 내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