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광수 수석 열흘만에 사퇴…검증대 오른 인사검증
이재명 정부 출범 열흘만인 13일 오광수 민정수석이 낙마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직 낙마다. 임명 초기부터 범여권을 중심으로 적절성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차명 부동산∙대출 의혹까지 터지면서 새 정부의 인사 시스템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오 수석은 전날밤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하고, 이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오 수석의 사의 표명을 이 대통령이 한 차례 반려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결국 오 수석은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고위직 낙마 사례로 남게 됐다.
오 수석은 "당정에 있어 여러 가지로 국정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며 이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사법개혁과 새 정부의 국정 철학에 능통한 인사로 조속한 시일 내에 새 민정수석을 임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칠 필요가 없는 대통령실 수석이 새 정부 출범 초기부터 낙마하긴 이례적이다. 2000년대 출범한 역대 정부에서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던 후보자들이 첫 낙마 사례가 되는 경우가 대다수였기 때문이다.
직전 정부인 윤석열 정부의 첫 낙마 사례는 김인철 당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였다. 김인철 후보자는 국회 인사청문회를 나흘 앞두고 윤 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했다. 당시 김인철 후보자에 대해 한국외대 총장 재직 시절 대기업 사외이사를 겸직했다는 '셀프 허가' 의혹 등이 제기됐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안경환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처음으로 낙마했다. 오 수석과 마찬가지로 안 당시 후보자는 대통령으로부터 사법 개혁의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후보직을 내려놓으며 정부의 인사 검증 책임론이 불거졌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김용준 당시 총리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춘호 당시 여성부 장관 후보자가 첫 낙마 사례라는 오명을 남겼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윤성식 당시 감사원장 후보자가 국회의 임명동의안 부결로 낙마했다.
전 정부들과 비교해도 대통령 당선 이후 첫 고위직 낙마 사례가 나온 시기가 가장 빨라 새 정부의 인사 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없이 곧바로 출범하다 보니 인사 검증 시간이 부족했다는 해석도 있다.
각 정부 인사의 첫 낙마 시점을 살펴보면 김인철 후보자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 56일 만에 사퇴했다. 안 후보자는 문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 39일째, 김용준 후보자는 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 42일째, 이 후보자는 이 전 대통령이 당선된 지 69일째 되는 날에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