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건 여론전뿐이라는 국힘…연일 '궤변 잔치'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연장법과 내란특별법 논의에 속수무책 끌려가고 있다. 밖으로는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그러자 지도부가 '결사 항전'을 외치며 여론전에 나섰다. 문제는 국민들의 공감대를 얻겠냐는 지적이 당에서부터 나온다는 것이다. 최고위원조차 불법 계엄을 옹호하고 탄핵을 부정하는데 국민들이 여론전에 공감하겠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의힘의 자조 "얻어맞으며 여론전하자"5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이 이달 본회의에서 3대 특검법 개정안과 검찰개혁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를 추진하는 가운데, 국민의힘은 농성과 규탄 집회 외에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인 6선의 민주당 추미애 의원 맞불 카드로 나경원 의원을 간사로 내정했지만, 민주당 반발로 간사 선출조차 안되고 있다.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나 의원이 사법부를 피감기관으로 둔 법사위 간사를 맡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에서다. 자당이 내정한 간사의 선출마저 좌절되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임에도 국민의힘이 오히려 수세에 몰렸다. "초선은 가만히 있어"라는 나 의원의 발언 탓이다. 나 의원의 망언에 시선이 쏠린 사이 민주당은 검찰 개혁 입법을 위한 공청회까지 진행하며 국회 주도권을 이어갔다. 사실상 국회 내에서 아무 것도 못하는 국민의힘이다 보니 내부에선 속수무책 당하는 모습으로 국민 여론전을 펼치자는 말이 나온다. '얻어맞는 상황'을 국민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여론전을 펼치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한 국민의힘 의원은 CBS노컷뉴스에 "지금은 우리 당이 공격받는 상황"이라며 "할 수 있는 게 없으니까 국민에게 호소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신동욱 수석최고위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여야가 흔히 강 대 강 대치라고 표현하는데, 지금은 대학생과 중학생이 복싱 시합을 하는 상황"이라며 "(국민의힘이) 일방적으로 얻어맞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통할까…최고위원이 연일 '계엄 옹호', '탄핵 부정' 하지만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계엄 옹호, 탄핵 부정, 책임 전가 등의 발언이 나오고 있어 여론전에서 승리할 수 있겠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지난 1일 당 지도부 회의에서 "수많은 국민은 여전히 탄핵이 정당치 않다고 주장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를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지난달 28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나와서는 "국회 앞에서 분명히 집회와 시위가 있었는데 강경 진압한 사례가 없다"며 "대통령 의중은 어떤 국민도 다치게 하고 불안하게 할 의도가 없었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동혁 대표 체제 출범에 힘을 보탠 극우 유튜버들은 본격적으로 후보 추천과 지역구 양보 요구에 나서기도 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계엄을 옹호하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하는 전한길씨는 최근 유튜브 방송에서 "공천한다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을 대구시장 (후보로)"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저 평당원이다. 유튜버 고성국씨도 "자유통일당, 자유민주당, 우리공화당, 그리고 자유와혁신당. 적어도 네 개의 자유우파 정당이 있다"며 "30개 당선 가능한 지역을 양보하면 된다"며 노골적으로 '공천 청구서'를 내밀었다. 그가 거론한 정당은 사랑제일교회를 이끄는 전광훈씨, 고영주 변호사, 조원진 전 의원, 황교안 전 총리 등 극우 인사들이 주도하는 곳이다. 원내에서도 궤변이 이어지고 있다. 나경원 의원은 전날 규탄대회에서 "위헌 정당은 민주당"이라며 "(비상계엄을) 알고도 방조한 민주당이 내란 공범"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계엄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고도 대응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내란 공범'이라는 것이다. 이에 민주당 문금주 원내대변인은 "내란 수괴 윤석열을 두둔하며 내란을 정당화하고, 초선 의원에 대해 모욕적 발언을 서슴지 않더니 사이비 논리의 끝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내란이라는 걸 규정해 놓고 공범이라고 하면 '내란이 있었다'고 인정하는 말로 들릴 수 있어 어색했다"는 말이 나왔다. 당내에서도 "국민 설득되겠냐" 당내에서 조차 국민이 설득되겠냐는 말이 나온다. 국민의힘 한 초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김민수 최고위원의 발언은 극단주의에 가깝다. 헌법 체제를 부정하는 수준이라 매우 위험하다"며 "이를 제지하지 않는 지도부도 사실상 동조하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대여투쟁을 한다고 해도 국민들 보기에 설득력이 있는지 잘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국회 본청에 들어가는 데에 성공하고서도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에 참여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이 있는 상황에서 '야당 탄압'만 강조해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해당 의원들이) 적어도 당시 오판한 잘못은 겸허히 인정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정치적 책임과 형사 책임은 별개라는 주장도 설 자리가 생기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