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사태' 강릉 저수율 13.2% '뚝'…시간제·격일제 급수하나

사상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는 강원 강릉시에 재난사태가 선포된 지 일주일째를 맞고 있지만 상황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불편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5일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3.2%로 전날 13.5% 보다 0.3%p 떨어졌다. 이는 지난 1977년 저수지 조성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또한 최근 6개월 강수량은 376.6mm로 평년 대비 41.8% 불과한 상황이다. 전날 삼척 99mm를 비롯해 고성 거진 38.0mm, 속초 19.1mm 등 영동지역에 비가 내렸지만, 강릉지역의 경우 해안가인 경포만 7.5mm 등을 기록했을 뿐 왕산면 2.0mm 등 대부분 지역이 2mm 내외에 그쳤다. 특히 가뭄을 해갈하기 위해서는 강릉의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 상류지역인 왕산과 도마리 일대에 많은 비가 필요하지만, 이번에도 찔끔 비가 내리면서 가뭄 해갈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했다. 오는 6~7일 강원 내륙과 산지에지 다소 강한 비 소식이 있지만, 강릉을 비롯한 동해안 지역은 또 빗겨갈 전망이다. 문제는 최근 저수율이 하루 0.3~0.4%p씩 줄어드는 점을 고려할 경우 조만간 10% 저지선도 무너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것이다. 시는 저수율이 10% 아래로 떨어질 경우 시간제나 격일제 급수도 시행할 방침으로 우려했던 '단수'가 현실화하고 있다. 재난안전대책본부는 저수율 감소를 막기 위해 지난 3일에만 군부대와 소방차, 임차 등 살수차 258대를 동원해 7456톤의 급수 지원을 벌였다. 이어 4일에도 군부대 400대, 소방 80대 등 530여 대의 급수차량이 1만 톤 이상의 물을 홍제정수장과 오봉저수지에 공급했다. 독도를 지키는 동해해경의 5천t급 독도 경비함까지 600톤 가량의 물을 강릉으로 싣고 와 급수 지원에 나서고 있지만, 하루 8만 ㎥가 넘는 하루 생활용수량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시는 당초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10% 미만에 도달하면 생수를 전 시민에게 1인당 12ℓ(1일 2ℓ씩 총 6일 사용량)를 배부할 계획이었으나, 주민 불편사항을 고려해 생수 배부를 개시했다. 지난 3일 사천면을 시작으로 이날부터는 전 지역 주민들에게 생수를 배부한다. 특히 시청 건설과 차고지와 스피드 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차에서 받아가는 '드라이브 스루' 방식까지 도입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관정 개발과 양수펌프장 설치 등을 통한 추가 용수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재난특별교부세 5억원을 들여 지하수 대형관정 5공과 양수펌프장 1곳 설치를 통해 하루 총 2500톤의 원수 확보를 추진한다. 현재 대형관정은 5공 중 4공이 완료됐고 양수펌프장은 토공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이달 중 대형관정과 양수펌프장 설치를 마무리하고, 단계적으로 시험 가동에 들어갈 계획이다. 시는 롯데시네마 등 보조수원, 남대천 구산보 생활용수 전환, 차량 운반급수, 오봉저수지 원수 추가 투입, 연곡정수장 비상송수 등과 함께 일 3만여 톤의 생활용수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홍규 시장은 "강릉 가뭄 위기 상황 속에서 생활용수가 확보될 수 있는 방안이면 한 방울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절박한 심정으로 원수를 확보 중"이라며 "시민들께서 우려하는 단수 상황으로 가지 않도록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시장은 한편 이날 5일 오전 10시 30분 시청에서 가뭄 대응 비상대책 3차 기자회견을 열고 세부적인 대응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재난사태 선포 일주일째를 맞는 상황에서 어떤 대책들이 나올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