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형제 폐지’ 인권위 권고 거부
정부가 사형제 폐지를 약속하는 내용의 국제규약에 가입하라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13일 인권위원회에 따르면 법무부와 외교부 등 관련 부처들은 지난 2월 이런 내용의 공식 답변서를 인권위에 보냈다. 정부는 답변서에서 “국민 여론과 법 감정, 국내외 상황 등 종합적 측면을 고려해야 하므로 중장기적으로 검토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한다. 인권위는 ‘사형제를 폐지하고 대체 형벌 제도를 도입하라’고 정부에 다시 권고하겠다는 입장이다. 인권위는 지난해 13차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사형 폐지를 위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2선택의정서’ 가입 권고 안건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바 있다. 이 의정서는 1989년 12월 44차 유엔총회에서 채택됐다. 사형집행 중지 의무 및 폐지 절차 마련 등이 주요 골자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36개국 중 미국, 일본, 이스라엘과 함께 해당 의정서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다. 우리 정부는 지난해 3월에도 2017년 유엔인권이사회(UNHRC) 국가별 정례 인권 검토(UPR)에서 나온 218개 권고 중 ‘사형제 폐지’ 등 97개 권고를 불수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