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격이냐 안정이냐… 청와대, 검찰 개혁 적임자 ‘저울질’

20190613514397.jpg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3년 차 검찰 조직을 이끌 차기 검찰총장 최종 후보자 4명이 공개됐다. 검찰 개혁을 바라는 사회 각계의 목소리가 어느 때보다 크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상정되는 등 민감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서 누가 차기 수장이 될지에 법조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최종 후보군에 김오수, 봉욱, 윤석열, 이금로 13일 법무부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가 공개한 차기 검찰총장 최종 후보자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차기’로 거론돼 온 인물들이다. 김오수 법무부 차관은 이번 정부에서 금융감독원장을 제의받았지만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봉욱 대검찰청 차장은 검찰 내 ‘2인자’로 일찌감치 자리매김했다. 이금로 수원고검장 역시 법무부 차관 출신으로 수사와 법무 행정에 두루 밝다는 평가다. 유일하게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은 ‘최순실 게이트’ 진상 파악을 위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장으로 활약하는 등 이번 정부 탄생에 혁혁한 ‘전공’을 세운 인물이다.검찰총장 출신인 정상명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 앞서 모두발언을 통해 “신임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라며 “이런 때에 위원장을 맡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각 위원에게 “내실 있는 심사를 통해 국민 누구나 수긍할 수 있고, 국민이 믿을 수 있고, 든든하고 훌륭한 후보자가 추천되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종 후보자 명단은 이날 오후 5시를 넘겨서야 공개됐다. 그만큼 추천위원들 간 치열한 내부 논의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위원회가 최종 후보자들을 박상기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하면 박 장관이 후보자를 결정해 문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게 된다. 이어 문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친 뒤 차기 검찰총장으로 임명된다. 설령 국회가 여야 갈등으로 인사청문 보고서를 채택하지 못하더라도 문 대통령이 임명장을 수여하면 즉시 취임해 전국 각 검찰청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하게 된다. ◆고검장 3명에 검사장 1명… ‘안정’일까, ‘파격’일까 이날 발표된 차기 검찰총장 최종 후보군의 특이점은 검사장급인 윤 검사장이 고검장급에 해당하는 나머지 3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 고검장급 검찰 간부가 검찰총장에 오르는 관행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기수별로 보면 연수원 19기 1명(봉욱), 20기 2명(김오수·이금로), 23기 1명(윤석열)이다. 엄격한 기수 문화가 자리 잡은 검찰 조직문화를 고려할 때 윤 검사장이 차기 검찰총장에 오를 경우 나머지 후보자들이 자진해 조직을 떠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이번 검찰총장 인선 과정은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문재인정부가 또 한 번 ‘파격’을 선택할지, 아니면 ‘안정’을 추구할지를 보여주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봉 차장은 검찰 내 대표적 정책기획통으로 김수남 전 검찰총장이 물러난 뒤 약 한 달간 검찰총장 직무대행을 맡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고검장은 법무부 차관을 지낸 뒤 초대 수원고검장으로 발탁되면서부터 유력후보로 떠올랐다. 이 고검장 역시 차관 시절 장관 권한대행을 맡아 법무 행정을 총괄한 경력이 있다. 현 정부 들어 2년째 ‘적폐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윤 검사장이 낙점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검사장은 서울중앙지검장 발탁 당시에도 사법연수원 다섯 기수를 뛰어넘어 파격 인사라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아울러 이번 정부 초대 법무부 차관을 지낸 대표적 공안·특수통으로 주요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김 차관도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