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화웨이 엔비디아 '능가' 고성능 AI 반도체 개발, 또?

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고 성능을 자랑하는 미국 엔비디아의 인공지능(AI) 반도체를 능가하는 고성능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화웨이가 엔비디아에 맞먹는 성능의 AI 칩을 개발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실제 성능에 대한 검증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화웨이가 자사의 최신 AI 반도체'어센드(Ascend) 910D'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은 화웨이가 이 신형 AI 반도체의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해 중국 기술 업체들과 접촉했으며, 이르면 5월 말에 첫 샘플 제품을 받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소식통은 또, 화웨이는 이 신형 AI 반도체가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100'보다 더 강력한 성능을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웨이는 지금까지 어센트 '910B'와 '910C'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910B의 경우 이미 상용화에 성공해 시중에 제품이 팔리고 있는 상황이다. 910C의 경우 지난해 6월쯤 처음 개발 소식이 전해졌으며, 하반기에는 화웨이가 910C 샘플을 중국 기술 기업들에게 제공하며 홍보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월 화웨이의 최신 AI 반도체, 즉 910C 생산 수율이 기존의 2배인 40% 가까이로 향상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수율은 생산품 대비 정상품 비율을 말한다. 다만, 소식통을 인용한 이같은 외신 보도를 곧이곧대로 받아들기는 힘든 상황이다. 이미 상용화된 910B만 해도 대중국 수출 통제 품목이 사용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테크인사이트는 910B를 분해한 결과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대만 TSMC가 생산한 반도체가 사용된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해당 반도체는 미국의 대중국 수출 금지 품목에 포함된 것으로 TSMC와 미국 당국의 조사 결과 화웨이는 TSMC의 한 고객사를 통해 이 제품을 우회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다 로이터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910C는 910B 2개를 하나의 패키지로 만든 것이다. 이는 910C에도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 품목이 들어가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화웨이가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뚫고 첨단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기술 자립'을 이뤘다고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반쪽짜리일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중국 반도체 산업에 정통한 한 소식통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H100 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H20 수출 통제 얘기가 나오자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H20 사재기에 나선 것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화웨이가 자체 개발한 AI 반도체 성능이 H100에 필적한데 H20 사재에 나설 이유가 있느냐"고 반문한 뒤 "당장은 화웨이의 AI 반도체가 엔디비아를 대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첨단 AI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미국은 H100의 중국 수출은 물론, 이번달부터는 엔비디아가 중국 수출용으로 제조한 H20의 수출도 제한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