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병' 인정한 김정은, 언제 러시아에 가나?
북한이 28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입장문을 통해 러시아 파병을 공식 인정하며 '승리적 종결'과 '위대한 승리를 선언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유사시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담은 북·러 신조약 4조를 근거로 참전을 결정했고, 북한군이 러시아 쿠르스크를 침공한 우크라이나 군을 격퇴시키고 "러시아연방의 영토를 해방하는데 중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입장문은 대체로 파병의 합법성과 정당성을 강조하는데 맞춰졌다.
북한은 "러시아 연방 경내에서 진행된 공화국 무력의 군사 활동은 유엔헌장을 비롯한 국제법과 조로사이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관계에 관한 조약의 제반 조항과 정신에 전적으로 부합되며 그 이행의 가장 충실한 행동적 표현의 본보기적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김 위원장의 결정으로 파병이 이뤄졌고 '고귀한 승리'를 거뒀다는 발표가 나옴에 따라, 이를 축하하는 북한과 러시아의 외교 일정이 예상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러시아 참전과 승리를 공식화함에 따라 북·러 정상이 이를 축하하고 감사를 표시하며 향후 굳건한 동맹차원의 협력을 약속하는 외교적 퍼포먼스가 반드시 필요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김 위원장이 앞으로 어느 계기에 러시아를 방문하는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러시아가 다음 달 9일 제2차 세계대전 승리 기념일에 맞춰 열병식 등 대규모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도 거론된다.
다만 러시아 전승절 행사를 2주일 정도 앞둔 현재 시점에서 교통편 등 김 위원장이 러시아 방문을 준비하는 동향은 파악되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의 지도자로서 러시아 전승절 행사와 같은 다자 무대에 설 마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중국 시진핑 주석 등 여러 국가 지도자들 속에서 묻히기보다 존재감을 더 드러낼 수 있는 양자 정상회담의 형식을 선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러시아 전승절과는 별도의 행사이거나 시점일 가능성이 있고, 오는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리는 동방포럼 등의 계기도 거론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 입장에서는 김 위원장의 다자무대 데뷔보다 푸틴 대통령과의 단독 정상회담을 통해 러시아로부터 참전의 반대급부를 최대한 얻어내는 것이 훨씬 중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이 파병을 공식 발표함에 따라 러시아와 미국, 우크라이나의 휴전 또는 종전 협상에 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크라이나 군에 붙잡힌 북한군 포로 문제에 보다 적극적인 의견을 낼 수 있다.
북한이 파병을 공식 인정하면서 포로 교환만이 아니라 전후 복구 사업 등 러시아로부터 각종 대가를 요구할 근거가 마련된 것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