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협박' 남녀 결국 구속…"증거인멸·도망 염려"

남자축구 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 선수(33·토트넘 훗스퍼)의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협박해 돈을 뜯어낸 여성과 추가로 돈을 뜯어내려다 미수에 그친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윤원묵 부장판사는 17일 오후 2시, 공갈 혐의를 받는 20대 여성 양모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 용모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열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약 1시간 30분에 걸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종료된 뒤 양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저었다. '협박을 공모한 것인가'라고 묻자 양씨는 "아니요"라고 답했다. 다만 '손흥민 선수 측에 할 말 없는가', '여전히 임신했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등 질문에는 침묵했다.   곧이어 오후 3시 38분쯤 모습을 드러낸 용씨는 '손흥민 선수 측에 할 말 없는가', '혐의 인정하는가', '7천만 원 추가로 요구한 이유는 무엇인가', '손 선수가 낙태 종용한 것도 사실이라고 주장하는가' 묻는 질문에 "죄송하다"고 말했다.   양씨는 지난해 6월 손 선수 측에 태아 초음파 사진을 보내고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이를 폭로하지 않는 대가로 거액의 금품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이에 손 선수 측은 양씨에게 3억 원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의 지인인 용씨는 지난 3월, 손 선수 측에 양씨의 임신사실을 알리겠다며 7천만 원을 받으려다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에게 협박을 당했다는 내용의 손 선수 측 고소장을 지난 7일 접수했다. 이어 경찰은 지난 14일 양씨와 용씨를 체포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휴대전화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현재 이들을 상대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다.   경찰은 양씨가 실제로 임신 진단을 받고 중절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다만 법조계에선 임신 여부가 공갈죄 성립 여부를 결정하지 않으며 협박을 통해 돈을 뜯어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손 선수 측은 입장문을 통해 "손흥민 선수는 이 사건의 명백한 피해자"라며 "허위 사실로 공갈 협박을 해온 일당이 선처 없이 처벌될 수 있도록 강력하게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