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없이 물러나, 도와달라"…MBK, 홈플러스 지분 2.5조 전량 소각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회생 절차 과정에서 보유 지분 약 2조5천억 원어치를 전량 소각하고 경영권도 포기하겠다고 13일 밝혔다. 홈플러스의 청산을 막기 위해 새로운 인수자를 찾는 '인가 전 M&A'를 추진하며, 정부와 노동조합, 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협조를 공식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MBK는 지난 3월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을 신청하게 된 데 대해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 번 사과드린다"고 밝히며 "오프라인 유통업 부진, 코로나19 여파, 이커머스 확산 등이 겹쳐 단기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고 설명했다. 법원이 선임한 조사위원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보유 부동산 등 자산 가치는 높지만 최근 영업 실적이 좋지 않아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에 따라 MBK와 홈플러스는 청산을 피하고 경영을 이어가기 위해, 기존 주주가 빠지고 새 투자자가 주인이 되는 '인가 전 M&A' 절차를 선택했다. MBK는 "신주 발행을 통해 새 인수인이 대주주가 되는 구조로, 당사가 보유한 홈플러스 지분은 모두 무상소각될 예정"이라며 "대가 없이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와 언론, 노동조합 등 모두가 홈플러스가 독립적이고 건실한 기업으로 다시 설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번 M&A가 성사되면 홈플러스는 인수대금으로 회생채권을 변제하고, 부채를 크게 줄인 상태에서 새 출발할 수 있다. MBK는 팬오션, 쌍용차, 이스타항공 등의 선례를 언급하며 홈플러스도 충분히 정상화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