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칭찬 퍼부은 李대통령 "스타트업 펀드 10조, 어렵지 않아"

'AI 3대 강국'으로 가기 위한 이재명 대통령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덩달아 관련 기업에 '폭풍 지원'도 약속하면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20일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AI 데이터센터(AIDC)를 찾았다. 취임 후 첫 산업 현장 방문으로, 재계에서는 '세액 공제'는 물론 투자금 환수나 보조금 등 현금성 인센티브(직접 지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일주일 만에 만난 李대통령-최태원 회장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인공지능(AI) 글로벌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석해 "스타트업 펀드 조성으로 10조원 단위는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못했던 일을 하려면 정부 부담도 커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AI 스타트업 펀드에 대해 최 회장에게 투자 규모를 묻자, 최 회장이 "10조원은 돼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화답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또 "못했던 일을 만들려면 정부 부담도 커야 한다.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최 회장의 AI 시장 성장을 위한 '5가지 제안'에 "저도 똑같은 생각"이라며 반색하는 등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지난 13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6경제단체·기업인 간담회 이후 일주일 만이다.   앞서 최 회장은 '해외투자유치' 관련 토론에서 이 대통령에게 △AI 원스톱 바우처 사업 확대 △AI 국가 인재 양성 △AI 스타트업 펀드 △정부 주도 AI 시장 형성 △울산 AI 특구 지정을 제안한 바 있다. 이같은 제안은 1990년대 말 한국의 정보기술(IT) 발달의 물꼬를 텄던 '벤처붐'처럼 정부가 나서서 AI 시장 조성에 앞서달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정부가 AI 예산을 대폭 늘려 기업에 공공 발주를 주는 등의 재정 지원이 뒷받침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울산 AI 데이터센터에 의미를 부여하면서 "애쓰셨다"며 최 회장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그러면서 "특히 지방에서 대규모 AI 데이터 센터를 유치하게 됐다는 데 각별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첨단기술산업이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범적 사례가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울산 AI 데이터센터는 SK그룹과 AWS(아마존웹서비스가 울산 미포 국가산업단지에 세우는 국내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다. 100㎿급 그래픽처리장치(GPU) 전용 설비를 갖춘 AI 인프라는 국내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약 6만 장의 GPU가 투입된다. 센터가 완공되면 동북아 최대 AI 허브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 회장과 더불어 정신아 카카오 대표이사, 이준희 삼성SDS 대표이사, 배경훈 LG AI연구원장, 백준호 퓨리오사AI 대표이사, 조준희 한국 AI·SW협회장, 김유원 네이버클라우드 대표 등 국내 AI 산업 리더들이 배석했다. 간담회 뒤에도 폭풍 덕담…"성공하길 바란다" 간담회가 끝난 뒤에도 이 대통령의 폭풍 칭찬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간담회 뒤 AI 제품·서비스 시연을 참관하면서 기업 부스들을 잇따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SK그룹 부스를 마지막으로 찾았는데, 최 회장이 직접 차세대 데이터센터 기술을 소개하기도 했다. 최 회장은 이 대통령에게 서버를 윤활유에 담그는 새로운 쿨링 기술과 함께 SK 반도체 신제품인 HBM4(6세대)에 대해 "올해 3월 세계 최초로 성공한 HBM4는 기존 5세대 대비 60%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구현한다"고 소개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확대경으로 HBM4를 살펴보기도 했다. 최 회장이 또 플라스틱 기판을 유리로 대체하는 차세대 기술을 설명하기도 하자, 이 대통령은 "성공하길 바란다, 수고했다"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