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조선소 '폭염과의 사투'…냉방버스에 푸드트럭까지

7월 여름날씨가 여러 면에서 '역대급'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8일 경기도 광명시 최고온도는 40.2 °C를 기록하며 자동기상관측장비 기준 역대 7월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날 파주도 40.1도를 기록하면서 온대기후대에서 찾아보기 힘든 수치를 찍었다. 7월 들어 일주일 간 서울 최고기온 평균은 32.8도, 최저기온 평균은 24.3도를 기록하면서 1973년 이후 같은 기간 중 가장 더운 날씨였다. ·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면서 기업들도 온열질환 예방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야외작업이 대부분인 건설·조선 등 중후장대(重厚長大) 산업은 폭염과 사투를 치루고 있다. 현장 작업자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냉방 장비들을 총동원하는 것은 물론 '이동형 냉방버스'에서 푸드트럭까지 온갖 아이디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팥빙수 트럭까지 등장한 건설 현장. 온열질환 예방 사활 건 건설사들  건설사들은 폭염으로부터 건설 노동자들을 지키기 위해 일제히 현장 수칙을 강화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기온이 33도 이상일 때 3가지(물 자주마시기, 햇빛 피하기, 매시간 15분 이상 휴식)을 보장하고 35도 이상일 때는 두 가지(옥외작업최소화, 건강상태 확인)를 더 추가하는 '3335 캠페인'에 돌입했다. GS건설은 체감온도 31도 이상인 경우, 모든 근로자에게 보냉제품을 지급하고, 시간당 10분 휴식을 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체감온도가 35도 이상 올라갈 경우, 시간당 15분 휴식하도록 오후 2시~ 5시에도 이 수준의 고온이 유지될 경우 불가피한 작업을 제외하고 모든 작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온열질환이 생명까지 위협하는 치명적인 상황을 대비해 현장 작업자들에게 심폐소생술 교육을 강화하는 업체도 있다.   현장 작업자들의 건강관리도 세심해지고 있다. 현대건설은 작업자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체온·혈압·산소포화도·맥박을 측정해 건강상태를 모니터링 하고 이동식 건강관리까지 운영하고 있다.   건설사들은 폭염에 지친 작업자들을 위해 이동식 에어컨, 대형 선풍기 등 냉방시설을 총동원하고 있지만 역시나 더위에 지친 작업자들의 사기를 올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시원한 음료와 먹을거리들이다. 한화 건설부문은 지난 2일부터 전국 현장 작업자들에게 'Summer Safety 푸드트럭'을 보내 팥빙수를 제공하고 있다. 51개 현장에 약 10,000인분의 간식이 제공됐다. 심지어 롯데칠성음료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현장 작업자들이 섭취하기 편리하게 만들어진 이온음료 분말과 생수 등을 납품받기로 했다.   조선소 독 내부서 돌아다니는 냉방버스도…갖가지 아이디어 등장 수만 톤에 이르는 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조선소 독에서도 폭염은 무서운 적이다. 특히 거대한 작업장 특성상 아무리 휴게시설과 냉방시설을 마련한다 해도 빈틈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러다 보니 생기는 것이 버스를 개조한 '이동형 휴게실'이다. 한화오션은 같은 야외라 하더라도 생산 계획과 일정에 따라 폭염에 노출되는 상황과 정도가 바뀌는 조선업 특성상 폭염 취약 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냉방버스를 편성했다. 이 냉방버스는 해양플랜트 건조구역 등 최근 물량이 증가하고 작업 인원이 증가한 곳에 배치된다. HD현대중공업도 근로자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휴게시설을 갖춘 버스 4대가 점심시간과 오후 휴식 시간에 안벽 등 작업 현장 곳곳을 순회하고 있다.   조선사 역시 혹서기 노동기준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 중공업은 기온이 28.5도 이상이면 중식시간을 30분 연장, 32.5도 이상이면 1시간 연장하는 제도를 시행중이다. HD현대 산하 조선 3사(HD현대미포·HD현대삼호·HD현대중공업)는 체감온도 33도 이상에서 작업할 경우 오전 10시와 오후 3시 각각 부여되던 휴식 시간(10분)을 기존 대비 두 배(20분)로 연장했다. 8월까지 점심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이외 기간에는 기온이 28도 이상일 경우 점심시간을 20분 연장하기로 했다. 무더위가 극성인 8월 초 2주간은 아예 여름 휴가 기간으로 운영한다. 한화 오션은 기온이 28도 이상 올라가면 30분, 31.5도 이상 시 1시간씩 점심시간을 연장하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일 경우 오전 10시와 오후 3시 휴식시간을 10분에서 20분으로 연장한다.   냉방시설을 갖춘 휴게실과 냉방장비 확보에도 총력전이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 내 에어컨, 정수기, 식염포도당을 구비한 휴게실을 총 98개 운영하고 현장 곳곳에 차광막, 파라솔 등을 설치했다. 이동식 대형 에어컨인 스팟쿨러, 에어자켓, 쿨링기, 차광막, 파라솔 등 폭염방지 물품 1,220 개를 배치했다. 다국적 작업자들을 배려해 한국어 포함 10개 언어로 번역된 '온열질환 예방수칙'도 마련했다. HD현대중공업은냉방시설과 음수대 등을 갖춘 휴게실 50여 개소를 추가 설치했으며, 선박 위에서 작업하는 직원을 위한 선상 휴게실도 새롭게 마련했다. 삼성중공업은 개인용 건강관리 알림톡을 통해 휴식을 안내하는가 하면 에어쿨링자켓과 넥스카프 등 혹서기 용품을 현장근무자들에게 지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