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하이닉스 올해 법인세 6.2조…韓, 유효세율 9위

글로벌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반도체 업계가 올해 들어 6조원이 넘는 법인세를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에 비해 9배 수준에 달하는 규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공시된 올해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들어 9월 30일까지 납부한 법인세 총액은 6조231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10억원에 비해 5조5300억원(789%) 늘어났다. 삼성전자가 납부한 법인세는 지난해 대비 211% 증가(6070억원→1조8860억원)했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가 낸 법인세는 무려 4516% 증가(940억원→4조3440억원)했다. 두 기업의 법인세가 이처럼 급증한 것은 글로벌 AI 사업의 급성장과 함께 메모리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가 계속 확대되면서 메모리 제품 전반의 가격 인상세가 이어지고 반도체업계의 세수 기여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한편,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OECD 자료를 분석해 발표한 '법인세 유효세율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대비 2023년 국내 법인세 유효세율은 1.9%p 상승해 영국(4.7%p), 튀르키예(4.5%p)에 이어 OECD 38개국 중 3번째로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우리나라 법인세 유효세율 순위는 OECD 38개국 중 9위다. 경총은 "노동 규제 강화, 해외 직접투자 증가 등으로 국내 투자 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에서 법인세율 인상은 보다 더 신중하게 검토될 필요가 있다"며 "최근 상황이 개선되는 자본시장뿐 아니라 실물시장에서도 회복세가 이어질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가 경쟁국 수준의 세제 환경 조성*을 비롯해 기업 활력 제고 대책들을 적극 추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