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뜨니 중국차 줄줄이 들어온다…저가공세 계속 통할까
중국 전기차의 기세가 매섭다. 현대자동차의 아성이 견고한 국내 시장에서도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빠른 속도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중국차 돌풍을 견인하고 있는 BYD를 필두로 내년에는 지커, 샤오펑 등이 진출할 예정이고 저가형 모델 출시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차가 저가형 모델들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에 입을 모은다. 최근에는 한·중 기술력 격차도 거의 없다시피 줄어들면서 국내 고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은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편견도 희석될 수 있다는 분위기다.
출시되자마자…테슬라 모델Y·아우디 이트론 이어 4위27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지커, 샤오펑 등이 내년 국내 시장 판매를 준비하고 있다. 중국차 선두주자 격인 BYD는 저가형 모델 '돌핀' 판매를 준비 중이다. 업계에서는 국내 전기차 보조금 규모가 늘어난 것과 맞물려 "내년 전기차 시장에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정부는 전기차 보조금 규모를 내년에 20% 증액(7800억원→9360억원)했는데, 때마침 중국차가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시점과 맞물린 것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등에 따르면, 2025년 1~10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총 18만7877대로, 이 중 현대차·기아·제네시스·KGM·르노코리아·쉐보레 등 국내 브랜드는 11만4557대(약 61%), 수입 브랜드는 7만3320대(약 39%)를 기록했다. 개별 차종으로는 테슬라 '모델Y 주니퍼'가 3만8529대로 1위를 차지했고, 기아 EV3(2만391대), 현대차 아이오닉5(1만3064대)가 뒤를 이었다.
BYD는 외국산 전기차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 가운데 아토3(2173대·5위)와 실론7(1341대·9위) 등 두 개나 이름을 올렸다. 브랜드별로 따지면 BYD는 테슬라, BMW, 아우디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올해 처음 국내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이 크게 낮아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B2B 시장 공략도 적극적이다. 제주도 일부 렌터카 업체에는 BYD 아토3가 공급되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승차 경험을 늘리면서 중국차에 대한 거부감을 완화하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2025년 외국산 전기차 4위…내년 성장세 더 가팔라지나
중국차에 대한 반신반의하는 분위기 속에서도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는 평가 속에 내년에는 더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에 국내 완성차 업계가 당장 대응할 만한 방법이 없는 게 가장 큰 이유다.
BYD의 저가형 모델인 '돌핀'은 보조금을 적용하면 2천만원 미만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BYD의 저가형 차들이 현대·기아차의 가성비 모델로 꼽히는 캐스퍼 일렉트릭이나 EV3에 비해서 10% 넘게 저렴하지만,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및 주요 파워트레인 성능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점에 주목한다.
아토3와 돌핀 모두 주행거리가 400km대이고 충전시간도 30분대다. '중국산'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EV3와 비교해 뒤떨어지는 점이 크게 없다.
더욱이 중국차 대부분이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한 반면, 현대차는 상대적으로 비용이 높은 NCM 배터리를 쓰는 탓에 지금 당장 중국차의 저가 공세를 방어할 만한 뾰족한 수는 마땅히 없다.
현대·기아차에는 '돌핀'의 가격 경쟁력에 견줄 만한 소형 SUV 모델이 없는 상황에서 가성비 라인업을 중심으로 중국차가 급속히 파고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중국차는 이미 중남미와 아세안(ASEAN) 등 신흥시장을 급속도로 파고들면서 글로벌 점유율을 지난해 기준 22%까지 끌어올린 상태다.
김필수 교수는 "2천만원 밑으로 사서 400km 정도를 주행할 수 있는 만큼 (아무리 중국차라고 해도) 살 사람은 살 것"이라며 "중국차가 저가형 모델을 중심으로 시장을 흔들면 점유율도 올라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시장을 일부 뺏길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