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위군 총격 사건 이후…트럼프 행정부 '반이민정책' 강화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전날 워싱턴DC에서 주방위군이 총격을 받은 사건을 계기로 반(反)이민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조세프 에들로 미 이민국(USCIS) 국장은 27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모든 '우려 국가'(country of concern) 출신의 영주권자에 대한 철저한 재조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총격 사건을 보고받은 뒤 "미국의 일원이 되지 않거나, 미국에 득이 되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그들이 어디에서 왔건 추방하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밝힌 바 있다.
에들로 국장은 이날 '우려 국가'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언론들은 미 이민국이 19개 나라를 '우려 국가'로 특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나라는 지난 6월 트럼프 대통령이 포고문을 통해 해당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하거나 부분적으로 제한한 나라들과 겹친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입국 금지 대상국으로 이란·예멘·아프가니스탄·미얀마·차드·콩고공화국·적도기니·에리트레아·아이티·리비아·소말리아·수단 등 12개국을 꼽았고, 부분 제한국으로 브룬디·쿠바·라오스·시에라리온·토고·투르크메니스탄·베네수엘라 등을 지목했다.
전날 주방위군을 총격한 라마눌라 라칸왈(29)은 아프가니스탄 국적자이다.
이에 이민국은 즉시 "보안 및 심사 프로토콜에 대한 추가 검토가 진행되는 동안 아프가니스탄 출신 이민 신청자들의 이민 요청 처리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네소타주에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수십만명의 소말리아 출신자들을 거론하면서 "그들이 미네소타와 미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도 했다.
미네소타주에는 주로 무슬림인 소말리아계 미국인이 8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곳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라는 점에서 향후 이곳에서의 '퇴출 작전'이 벌어질 경우 정치적 논란이 일 소지가 있어 보인다.
여기다 미 국토안보부(DHS)는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승인한 모든 망명자를 재검토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바이든 행정부 때 어떤 사람이 들어왔는지 아무도 모른다"며 "지난 정부는 2천만 명에 이르는 미지의, 검증되지 않은 외국인들을 전세계에서 받아들였다"고 주장했다.
이는 총격범 라칸왈이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2021년 9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입국한 사실을 겨냥해 전임 행정부 때의 이민정책을 비판한 것이다.
한편 라칸왈은 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미 CIA(중앙정보국)가 지원하는 군대에서 미군측에 협력했던 전력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그는 워싱턴주 북서쪽의 캐나다 접경 지역에서 아내와 5명의 자녀를 두고 있었고, 이번 범행을 위해 미국 북서부에서 동쪽 끝인 워싱턴DC까지 자신의 차를 몰고 사실상 대륙을 횡단했던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