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보다 금 많은데"…테더, 안정 등급 '취약' 강등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1위 발행사인 '테더'의 금 보유량이 한 국가의 중앙은행 수준에 달하지만, 정작 위험등급은 가장 낮다는 평가를 받아 논란이 일고 있다.
테더, 글로벌 금 시장 신흥 주자…116톤 보유
최근 업계에서는 금 시장에서 최근 가장 영향령 있는 주자로 '테더'를 꼽는다.
테더의 9월말 기준 보고서를 보면, 준비금은 약 1812억달러 규모다. 이 가운데 현금이나 현금성 자산 비중이 77.23%로 가장 크다.
이어 담보채권 8.06%, 귀금속 7.13%, 비트코인 5.44%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 보유액이 약 129억달러, 비트코인 약 99억달러 규모다.
스테이블코인은 미국 달러화 등 법정화폐나 금과 같은 특정 자산의 가치를 일대일로 추종하는데, 테더가 밝힌 준비금은 현금, 금 실물을 비롯한 기타 자산으로 배분돼있는 것이다.
미국 제퍼리스 투자은행은 11월 주간보고서를 통해 테더가 올해 금 시장 랠리의 주역으로 떠올랐다며, 세계 최대 비 중앙은행 보유 주체가 됐다고 밝혔다.
테더가 보유 중인 금의 양은 최소 116톤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 보유량 104.4톤보다 많은 수준이다.
테더의 금 스테이블코인인 '테더골드'의 담보가 약 12톤이고, 나머지는 테더 스테이블코인의 준비금으로 사용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프리스는 테더가 올해 3분기 26톤의 금을 구매한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전체 수요의 약 2%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S&P, 테더 안정성 최하위 강등…"담보 부족 발생할 수도"
글로벌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이런 테더에 대해 최근 안정성 최하위 등급을 매겼다.
28일 외신들에 따르면, 테더는 현지시간으로 26일 종전의 4등급 '제약적'(constrained)에서 가장 낮은 5등급 '취약'(weak)으로 강등됐다.
블룸버그는 "S&P의 이러한 평가는 지난 1년간 테더 보유 자산 중 비트코인, 금, 담보 대출, 회사채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한 노출 증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전했다. 테더의 정보 공개가 제한적인 것도 이유였다.
비트코인, 회사채, 귀금속, 담보 대출 등이 전체 준비금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9월 말 기준 24%로, 1년 전(17%)에 비해 7%포인트가 늘어났다는 것.
S&P의 레베카 문과 모하메드 다막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비트코인은 현재 유통 중인 테더에서 약 5.6%를 차지하며, 3.9%의 초과 담보 마진을 초과하고 있다"며 "이는 준비금이 더 이상 가치 하락을 완전히 흡수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비트코인 가치 하락과 다른 고위험 자산 가치 하락이 결합되면 테더의 담보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은 최근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고, 테더의 유통량은 이번 달 약 10억달러 증가해 1844억달러에 달하는 상황이다.
테더는 성명을 통해 S&P 보고서에 대한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테더는 "해당 보고서는 디지털 기반 화폐의 본질과 규모, 거시경제적 중요성을 담아내지 못한 기존 프레임을 적용하고 있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