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이 없는 선수'에서 MVP로 우뚝…이동경 "힘든 순간 잊혀져"
2025시즌 K리그1 최고의 별에 등극한 이동경(울산 HD)이 "힘든 순간이 모두 잊혀질 정도로 기쁜 날"이라며 활짝 웃었다.
이동경은 1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5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최우수 선수(MVP)와 베스트 11 공격수에 선정됐다.
미디어(40%), 각 구단 감독(30%), 주장(30%)의 투표로 결정된 MVP 선정 결과 이동경은 총 53.69점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받았다. 박진섭(전북 현대)은 35.71점, 싸박(수원FC)은 10.6점으로 뒤를 이었다.
이로써 울산은 사상 처음으로 4년 연속이자 통산 8번째 시즌 MVP를 배출했다. 이동경에 앞서 김현석(1996), 이천수(2005), 김신욱(2013), 김보경(2019), 이청용(2022), 김영권(2023), 조현우(2024)가 울산 소속으로 MVP의 영예를 안았다.
올 시즌 이동경은 36경기에 출전해 13골 12도움을 기록, K리그1에서 가장 많은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김천 소속으로 34경기에 나서 13골 11도움으로 활약했고, 10월 말 전역 후 울산에 복귀해서 2경기 1도움을 올렸다.
이동경은 시상대에 올라 "이렇게 큰 상을 받게 돼서 영광스럽고 감사하다"며 "축구하면서 열심히 높은 곳을 바라보며 왔는데, 이 상을 가지고 잠깐 숨을 고르고 다시 한 번 더 높은 곳을 위해 겸손하고 성실하게 올라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2022년 독일 무대 진출, 2024년 김천 상무 입대 등을 거치며 이동경은 꾸준히 성장해 왔다.
하지만 독일 분데스리가 샬케04, 한자로스토크 임대 생활이 힘들었다는 이동경은 "그런 경험이 미래에 축구하는 데 도움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하고 말도 안 통했지만, 그런 환경에서 생활하면서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떠올렸다.
김천 상무 생활에 대해서는 "나는 공 차는 걸 좋아하지만, 근력 운동은 좋아하지 않는 선수"라면서도 "상무에서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서 피지컬적으로 많은 자신감을 얻었다. 그런 부분이 경기장에서 나와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준 것 같다"며 웃었다.
자신을 '운이 없는 선수'라고 표현했던 이동경은 이날 수상으로 "힘든 순간이 잊혀질 정도로 기쁜 날"이라며 미소 지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가겠다고 말한 그는 목표에 대해 "더 좋은 무대에 도전하는 것도 포함되지만,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니 노력하는 부분이 필요할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내년 6월 열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에 대한 열망도 숨기지 않았다. 이동경은 "축구선수로서 꿈이자 목표인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잘 준비해야 한다"며 "아직 소속팀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경기가 남아있기 때문에 시즌을 잘 마무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