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김재환, 잠실 떠나 인천으로…2년 22억 계약
프로야구 두산을 떠난 베테랑 좌타 거포 김재환(37)이 중고교 시절을 보낸 인천으로 간다.
SSG는 4일 "외야수 김재환과 2년 총액 22억 원(계약금 6억, 연봉 10억, 옵션 6억)에 영입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김재환은 두산과 우선 협상이 결렬돼 보상금이나 보상 선수 없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려 다른 구단과 계약 협상을 진행해왔다.
김재환 영입에 대해 "SSG는 지난 시즌 팀 OPS(장타율+출루율) 리그 8위, 장타율 리그 7위로, OPS 공격력 강화를 핵심 과제로 분석했고, 김재환의 최근 성적, 세부 지표, 부상 이력, 적응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김재환은 최근 3년간 OPS 7할8푼3리(출루율 3할5푼6리 장타율 4할2푼7리) 52홈런을 기록하며 여전히 리그 상위권 파워를 보유한 타자"라고 소개했다.
올해 김재환은 103경기 타율 2할4푼1리 13홈런 50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는 타율 2할8푼3리 29홈런 92타점을 올렸다. 김재환은 2018년 44홈런으로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도 홈런왕에 올랐지만 차츰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타자 친화적인 인천 SSG 랜더스 필드라면 여전한 장타력을 뽐낼 수 있다. SSG는 "김재환은 최근 3년 동안 SSG 원정에서 OPS 8할2리(출루율 3할7푼9리, 장타율 4할2푼3리)로 홈 구장의 이점을 활용할 경우 지금보다 반등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SSG는 또 김재환이 2025시즌 트래킹 데이터 기준 강한 타구 비율 39.3%, 배럴(이상적 타구) 비율은 10.5%로 SSG에서 2위 수준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정과 외국인 선수에 이어 중심 타선에서 장타 생산의 핵심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구단은 또 "김재환이 베테랑으로서 책임감과 공격 파트에서 노하우를 젊은 선수들에게 전수해 OPS 중심의 공격 야구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기존 선수들과 동일한 경쟁 체제 속에서 퍼포먼스를 평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재환은 "그동안 응원해 주신 두산 베어스 팬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하고 죄송하다"면서 "이번 기회가 제 야구 인생의 마지막 도전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이번 도전이 헛되지 않도록 매 순간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SSG 팬 여러분께도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상인천중-인천고 출신 김재환은 2008년 두산에 입단해 통산 1486경기 타율 2할8푼1리 286홈런 982타점 836득점 장타율 5할4리 출루율 3할7푼4리를 기록했다. 2018년에는 44홈런, 133타점으로 타이틀을 차지하며 정규 리그 MVP까지 등극했다.
SSG는 "김재환 영입은 팀 OPS 보강과 장타력 강화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진행됐다"면서 "리모델링을 위한 경쟁 기반의 팀 컬러를 유지하면서도, 베테랑의 경험이 젊은 선수들과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선수 또한 새로운 환경에서 도전 의지가 강해 구단은 가능성을 봤다"고 강조했다.
다만 김재환은 2군에서 뛰던 2011년 야구월드컵에 출전했다가 금지 약물 복용이 적발된 전력이 있다. 당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지만 약물 전력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여기에 두산이 보상금이나 보상 선수 없이 김재환을 내보내야 하는 계약 조건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