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소란의시읽는마음] 오브제

20251208516239.jpg 말이라는 게 참 징그러울 때가 있다. 둘씩 셋씩 모여 말을 주고받다 보면 이따금 차마 말할 수 없는 비극조차 말이 되어 “치워진다”. “날개가 부러진 새”도, 새의 죽음도 간단히 말해질 뿐이다. 거기에는 걱정과 염려를 내세운 퍽 그럴듯한 제스처가 곁들여지기도 하지만, 말이 자행하는 ‘소모’의 폭력에서 끝내 자유로울 수 없다. 어떤 제스처는 폭력의 양상을 더